흔히 볼 수 있는 '땅벌'이 말벌 못지않은 공격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야외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땅벌의 공격성을 최근 실험한 결과, 땅벌이 검은색에 공격적이고 사람의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공격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향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6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털보말벌과 외래종 등검은말벌, 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장수말벌의 실험에 이어 올해 9월에는 땅벌을 대상으로 공격 색상, 거리, 공격 부위 등 공격성향을 실험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땅벌은 벌목 말벌과에 속한 곤충으로, 땅벌(Vespula flaviceps), 참땅벌(Vespula koreensis koreensis) 등 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험에서는 참땅벌 종을 대상으로 했으며, 땅벌집 주변에 검은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등의 털뭉치로 진동 등의 자극을 주어 공격성향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땅벌은 장수말벌처럼 검은색과 짙은 갈색에 강한 공격성향을 보였고, 흰색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땅벌이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색깔에 공격성이 강한 이유는 다른 말벌들처럼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제초작업을 할 때는 흰색 작업복과 등산화 및 각반을 착용하는 것이 땅벌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땅벌집 입구는 낙엽, 수풀 등에 가려져 눈에 쉽게 띄지 않은데다 약 10~20cm 깊이의 땅속에 있다.
땅벌집 주변에 사람의 발자국 등으로 진동이 발생되면 땅벌 수십 마리가 벌집 밖으로 나와 무릎 아래의 다리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서는 땅벌집에서 20m 이상 벗어났을 경우 대부분의 땅벌이 집으로 되돌아갔으나 3~4마리는 공격 대상에 붙어 집요하게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 같은 반응을 볼 때 가을철 밤이나 도토리를 줍기 위해 탐방로를 벗어나 낙엽으로 덮여있는 숲 속에서 머리를 숙이거나 막대기로 땅속의 벌집을 건드리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정종철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연구부 팀장은 "땅속에 집을 짓는 말벌류는 땅벌과 장수말벌 등이 있는데, 장수말벌의 경우 입구에 흙을 파낸 흔적이 있어 어느 정도 벌집 입구를 예상할 수 있으나, 땅벌은 1~2cm 정도로 크기가 작고 입구의 흔적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은데다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수십마리가 집단으로 공격한다"며, "땅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절대 자리에 주저앉지 말고 그 자리를 20m 이상 빠르게 벗어난 후 배낭이나 옷 속을 파고든 나머지 땅벌을 제거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 내 야영장 및 탐방로의 휴식 장소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기 전에 말벌류가 있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면서, "벌집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건드리지 말고 국립공원 사무소에 바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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